자기소개서, 당락을 가른다.

 

  자기소개서는 수시, 입학사정관제 전형에서 학교생활기록부와 함께 가장 중요한 서류라고 볼 수 있습니다. 자기소개서의 내용은 당락을 좌우할 정도의 영향력이 있습니다. 그러나 문제는 자기소개서를 쓰기가 쉽지 않다는 데에 있습니다.
 학생들은 ‘자기소개서를 잘 쓰는 방법은 무엇일까?’ 연구도 하고 선생님들에게 실제로 어떻게 쓰면 좋다는 말들은 이론적으로 많이 들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자기소개서를 잘 쓰는 가장 빠른 방법은 남들이 쓴 자기소개서를 보면서 배우는 실전 연습입니다. 그런 취지에서 이 시간에는 학생들이 실제로 쓴 자기소개서를 바탕으로 실전 연습을 시리즈로 실어 학생들이 방향을 잡는데 도움을 드리고자 합니다.


  아래는 학생들이 작성한 자기소개서를 첨삭한 부분입니다. 질문은 대교협의 질문을 기준으로 작성된 것이니 참고하기 바랍니다. 이번 호에는 두가지 질문에 대한 첨삭부분을 다루고자 합니다.


 1. 자신의 성장과정과 가족환경에 대해 기술하시오.(500자)


  위 질문과 관련하여 학생들의 서술은 나열식이거나 추상적인 서술이 많았습니다.


 질문은 성장과정과 가족환경에 대한 것입니다. 학생의 성장과정과 가족환경에 대한 많은 경험 중 가장 자신에게 영향을 많이 주었던 사건 또는 관계를 서술하는 것입니다. 서술방식은 추상적인 설명보다는 설명 할 내용을 담고 있는 사건 또는 에피소드의 형식으로 하는 것이 진정성과 감동을 줄 수 있습니다.


(좋은예)
  제가 기억하는 가장 어릴 때 저의 모습은 엄마와 손을 잡고 아장아장 도서관에 걸어 가던 장면입니다. 제가 3살이 되던 해 선생님이셨던 어머니는 저희 남매의 교육을 위하여 학교를 그만두셨습니다. 그때부터 누나와 함께 저를 도서관에 매일 데리고 가셨습니다. 너무 어려 책을 읽을 수는 없었지만 도서관에 간다는 것은 마냥 신나는 일이었습니다. 디지털 자료실의 가족 영화관에서 평소에는 잘 볼 수 없었던 영화를 많이 볼 수 있었고 여름철에는 도서관 뒤의 산기슭에서 가재를 잡을 수도 있었습니다. 유치원을 다니면서 스스로 글을 읽을 수 있게 되면서 저는 책의 세계에 빠졌습니다.
 도서관에 도착해서 책을 고를 때의 설렘은 그 당시 저에게 최고의 기쁨이었고 맘에드는 책을 읽을 때에는 책을 아껴가며 읽을만큼 아까워했습니다. 그런데 고등학교에 올라와서는 도서관을 공부하러 가는 독서실로 여기는 애들이 많아서 좀 놀랐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시험이 끝난 날 제가 도서관에 간다고 하면 친구들은 장난으로 독한 놈이라고 하지만 제게 도서관은 생각만 해도 설레는 공간입니다.


(평가) 위의 서술은 잘 되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다만 도서관에 관련된 한 가지만 있다는 점이 아쉽습니다. 기타 학생에게 영향을 준 사건 또는 관계를 생각해 보면 좋겠습니다.


(좋은 예)
 풍족하게 자랐던 어린 시절, 아버지의 연이은 사업 실패로 인해 어려워지고 늦둥이 까지 태어나자 돈이 절실했습니다. 힘들어 하시는 부모님들 앞에 두고 문제집 값 5만원을 달라고 할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중1때부터 도서관 간다고 하면서 전단지 돌리고, 서빙도 하고, 설거지도 했습니다. 어느 날 전단지를 돌리다가 소아마비로 절뚝이는 다리를 이끌고 배달을 하시는 아버지를 만났습니다. 저는 얼른 숨었지만 아버지는 보신 모양입니다. 집에 들어가자 어머니가 물으셨습니다. "알바 왜 했니?" "문제집 값 벌려고요" "왜 니가 그런 일을 해!" 어머니와 저는 같이 울었습니다. 그 뒤로 저는 고생하시는 부모님을 생각하며 필사적으로 공부했습니다. 그렇게 해서 성적은 오르고 장학금도 받았습니다. 이렇게 어려운 때에도 부모님은 저게 가르침을 주려고 많은 노력을 하셨습니다. ‘세상에서 무식만큼이나 무서운 것은 없다’하시면서 ‘차라리 돈을 벌겠다’는 저를 설득해주셨습니다. 저는 저를 믿어주고 받쳐주시는 가족들을 위해 제 꿈을 이룰 것입니다.


(평가) 솔직하게 표현한 부분에서 진정성이 느껴져서 좋았고, 구체적 사건을 통해 이야기 한 부분 또한 감동적이었습니다.

 

(부족한 예)
  저는 평범한 가정에서 살아왔습니다. 주위에 친구가 많고 모험심이 강하였습니다. 주변에는 도서관이 있어서 가족들과 주말이면하루 종일 도서관에서 시간을 보내기 일쑤구요.
 학교성적도 나쁜 편은 아니라 선생님들의 관심을 받았습니다. 사춘기 때는 방황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뒤에서 조용히 지켜 봐주시던 어머님 덕에 좀 늦은 감이 있지만 2학년 때 정신 차려 다시 제자리로 돌아올 수 있었습니다. 저희 어머니는 제가 존경하는 분 중 한 분입니다. 평소 취미가 독서인 어머니께서는 제가 질문하는 것마다 뭐든지 대답해 주셨습니다.
 그 영향을 받아서 저 또한 독서가 취미가 되어버렸고요. 그리고 퀴즈 프로그램을 좋아하시는 어머니와 아버지 덕에 퀴즈 프로그램을 함께 시청하면서 재밌게 교양을 쌓는 기회를 가졌습니다. 아버지는 등산을 좋아하십니다. 그래서 우리 가족은 가족끼리 등산도 자주 갑니다. 아버지의 취미는 붓글씨 쓰는 것과 그림 그리는 것 이였는데 어릴 적에는 주말에 아버지를 통해서 그것들을 배우기도 했습니다.


(평가) 나열식의 서술보다는 성장과정, 가족환경 중 자신에게 가장 많은 영향을 미친 사건이나 사실을 중요성에 따라 에피소드같은 사례를 들어서 작성하는 것이 좋습니다.


2. 자신이 지원하려는 모집 단위(학부, 학과, 전공 등) 에 지원한 동기, 지원하려는 분야를 위해 어떤 노력을 준비해왔는지 기술하시오(500자 이내)


2번 질문은 지원동기 노력과 준비입니다.


  이 부분의 서술은 학생들이 충실한 경우가 적습니다. 우선 지원동기와 관련하여 명확하지 않은 예가 많고 노력과 준비도 나열식으로 서술하는 경우가 많아 진실성을 주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심지어 노력과 준비 전체를 빠뜨리는 경우도 많습니다. 만일 이렇게 질문에 대하여 전혀 답하지 않는다면 이는 큰 실수입니다.

 또 지원분야를 향한 노력과 준비에는 다른 활동도 많이 있을 수 있습니다. 편향되게 생각하지 말고 다양한 것을 생각하면서 서술하면 좋겠습니다. 독서활동, 봉사활동, 동아리활동, 진로활동 등 다양한 분야를 조금 더 생각해 보고 준비와 노력을 작성하면 좋겠습니다. 지원분야에 대한 열정을 평가할 수 부분입니다.


(좋은 예)
① 아버지는 한식 조리사 자격증이 있습니다. 요리를 잘 하셔서 저에게 여러 가지 음식들을 해주셨습니다. 어릴 적부터 부엌에 계시는 아버지의 모습을 자주 봐와서인지 부엌이라는 공간이 여자들만의 공간이 아닌 남자도 충분히 멋지게 생활할 수 있는 곳이라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제가 요리사라는 꿈을 키우게 된 계기에는 아버지의 영향이 컸습니다. 또한 즐겨보는 요리 관련 TV프로그램도 큰 영향을 주었습니다.
 어느 날 우연히 해외 요리 방송을 보게되었는데, 그 방송의 주연은 영국출신의 유명한 요리사 제이미 올리버였습니다. 요리하는 것을 큰일이라도 하는 것 마냥 어렵게 설명하던 다른 방송들과는 다르게 그의방송은 요리를 보다 쉽고 재미있게, 그리고 항상 마지막은 그날 만든 요리로 즐겁게 파티 하는 장면으로 끝을 맺었습니다. 그 방송을 보면서 “요리라는 것이 어렵지 않구나. 남을 즐겁게 할 수 있는 요리사라는 직업이 아주 매력적이구나.”라고 생각했습니다. 그 이후 제 마음속에는 요리사라는 직업이 마음 한 켠에 자리 잡게 되었습니다.

② 고등학교에 들어와서 가장 기억에 남는일은 작년 어머니 생신에 어머니 생신 상을 직접 차려드린 것입니다. 정식으로 요리를 배워 본 적은 없지만 인터넷에 올라와 있는 레시피를 따라서 요리했습니다.
 반찬의 가짓수도 많지 않았고 여러모로 부족한 점이 많았지만 어머니는 정말 기뻐하셨고 우리 가족은 그 날 모두 즐겁게 하루를 보냈습니다. 그때 처음으로 “나도 요리를 통해서 누군가를 기쁘고 행복하게 할 수 있구나.” 라는 것을 느꼈습니다.

 

(평가)
①부분은 모집 단위에 지원하게 된 동기가 아니라 꿈을 가지게 된 동기입니다. 에피소드를 중심으로 아주 잘 썼습니다. 그런데 이 부분의 포인트는 ‘왜 세종대학교 호텔경영학부에 지원하는가’입니다. 따라서 꿈을 가지게 된 동기는 줄이고 수많은 대학 중 세종대학교 호텔경영학부를 지원하게 된동기도 써야 합니다.

 지원분야를 위한 노력과 준비 관련하여 서술한 내용도 잘 썼습니다.


(부족한 예 1)

  저는 무역학과를 가는 것이 목표입니다. 위에서 언급했듯이, 우리나라에서 활동할 수 있는 직업도 많지만 저는 외국을 돌아다니며 할 수 있는 직업을 갖고 싶습니다. 국제기구에도 조금 관심이 있지만, 저는 바이어가 되는 것이 저의 목표입니다. 바이어는 외국기업에 찾아가서 한국에서 생산되는 재화, 상품들을 수출 할 수 있게 만드는 것인데, 저의 성격, 적성과 정말 잘 맞는 것 같습니다. 저는 KOTRA 라는 회사에 입사하기위해 지금 열심히 공부하고 있습니다.
 UNGO 국제기구 박람회 등 외국 회사와 관련된 일이라면 무조건 관심있게 봅니다. 거대한 스펙은 없지 만 저의 하고자하는 열정이 어떤 스펙보다 우수하고 확실할 거라 저는 장담합니다. 매일매일 경희대를 가기위해, KOTRA에 입사하기위해 멋진 바이어가 되기위해 하루하루를 놓치지 않고 달리고 있습니다.

 저의 간절한 염원이 분명 저의 꿈을 이루어 지게 할 것입니다.


(평가) 지원동기가 명확하지 않습니다. 학생이 근거로 드는 것은 외국을 돌아다니고 싶은 마음, 자신의 성격, 적성 등입니다. 그런데 자신의 성격과 적성을 설명하지도 않았습니다. 이런 근거에 대하여 입학사정관이 정말 무역학과를 가고자 하는 열정이 있다고 생각할까요? 매일매일 하루를 놓치지 않고 달려간다는 표현으로 학생이 열정이 있다고 판단할까요? 설득력이 많이 약합니다. 진정성이 담보될 수 있는 사건이나 에피소드를 설명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또한 지원분야를 위한 노력과 준비 또 의미 있는 관련활동이 미흡합니다. 학생은 열심히 공부하고 있다는 사실만을 말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지원분야를 향한 노력과 준비에는 공부뿐만 아니라 다른 활동도 많이 있을 수 있습니다. 독서활동, 봉사활동, 동아리활동, 진로활동 등 다양한 분야에서 무역학과 입학을 위한 준비가 있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조금 더 생각해 보고 준비와 노력을 작성해보세요.


(부족한 예 2)
  처음에는 제가 어떤 분야에 지원을 할 것인가, 과연 나에게 맞는 분야는 무엇일까라는 굉장히 많은 고민과 생각을 했습니다. 이러한 많은 고민과 생각 끝에 제가 중학교 2학년 때 한중 문화교류체험 홈스테이 활동을 하면서 중국 친구들과 한국친구들이 서로 다른 문화를 접하고 체험하고 서로를 이해하고 배려하는 과정과 서로의 파트너 집에서 같이 생활하고 먹고, 자면서 말이 통하지 않는 중국 친구들과 손짓 발짓을 통해서 라도 서로 소통하는 과정 서로를 조금씩 알아가는 과정이 홈스테이 체험을 통해 느낄 수 있었던 기억이 저에게는 정말 잊을 수없는 좋은 추억으로 남아있어 중국을 갔다온 경험과 함께 제가 어렸을 적부터 해온 웅변의 경험을 살려 제가 진학할 수 있는 분야가 과연 무엇이 있을까 곰곰이 생각을 한 끝에 통상학부를 생각해 보았습니다.
(긴문장으로 비문이 되었네요)
 또한 제가 '신문으로 보는 세상' 이라는 동아리에도 가입하여 신문을 많이 접합으로서 사회적 이슈와 사회적인 문제 그리고 국제 관계 등을 이해하며 관심을 가지고 신문 스크랩을 통하여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고 한 번 더 생각을 해 보게 되었고, 내가 알지 못했던 지식들과 새로운 세계를 신문을 통해 접할 수 있는 활동을 하였습니다.

 

(평가) 국제통상학부 지원동기가 막연하게 보입니다. 국제통상학부는 말 그대로 국가간의 경제활동인데 중국 친구와의 홈스테이 체험에서 겪은 교류에 대해 좀 더 구체적인 에피소드와 더불어 지원동기를 서술하는 것이 더 설득력이 있을 것입니다. 또 웅변을 했다는 사실 어떤 점이 국제통상학부에 맞는다는 것인지 설명이 필요합니다.


 국제통상학부에 지원하기 위해 어떠한 노력과 준비를 하였는지 잘 알 수 없었습니다. 신문스크랩 활동이 의미 있는 관련 활동일 수도 있지만 지원학과에서 요구되는 자질에 대해 정보가 부족한 것 같습니다. 국제통상학과라면 기본적으로 어학실력, 경영학, 경제관련 공부를 어떻게 준비해왔는지 구체적으로 서술하십시오.


/장완석 편집국장
(다음호에 계속)

글쓴날 : [11-09-19 11:48] 서성경기자[ssk1621@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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